나는 이명박과 한통속이다
예배를 드린 뒤 다과를 나누며 대통령선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주 12월 16일 대구에서 일이다. 돌아가며 누구를 투표할 지도 말했다. 이명박 씨를 찍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마터면 서울과 경상도를 욕할 뻔했다. 서울과 경상도에서 이씨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마치 미국이 나쁘다고 미국사람을 싸잡아 나쁘다고 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그렇게 보면 개신교도 그렇다. 이씨를 대통령으로 세우기 위해 얼마나 조직적으로 또는 같은 신도라는 이름으로 묻지마 투표를 했는가?
얼마 전 불교개혁 모임에 우연치 않게 참여를 했다. 그들로부터 개신교의 그릇된 종교 행위와 그에 따른 피해의 심각성을 들었다. 개신교가 우리사회와 한국불교에 그토록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들의 질타는 분노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개신교인 모두를 문제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아무튼 이번 선거를 통해 싸잡아 한 무리로 몰아치는 ‘어리석은 나’로부터 벗어나게 된 것을 감사한다. 만약에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꼼짝없이 전라도에서만 살든지 아니면 남한을 떠나야 했을 것이다. 사실 서울과 경상도 그리고 개신교가 문제인가? 그렇지 않다. 얼마든지 그 곳에도 사람이 있다. 숫자로 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수치로 계산하는 습관을 경계해야 한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 어디쯤 왔을까. "이명박과 너는 한통속이다."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무슨 말일까? 국어사전에 통속이란 '비밀한 단체'를 일컫는다고 되어있다. 그러니까 나와 이명박은 비밀단체에 함께 속해 있는 동지다.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게 움직이면서 서로 한 단체 요원인 것을 모른다는 말이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알다가도 모르겠다. 다만,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뿐. 며칠을 화두삼아 되뇌였다. 이명박과 내가 한통속이라니! 그렇구나, 이씨가 말하는 경제가치와 삶의 철학이 내 안에도 고스란히 물들어 있구나. 아니라고 말하지만 몸은 익숙해 있어. 이명박은 박정희의 다른 이름이요 히틀러의 다른 모습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 안에 거짓과 부정 그리고 진실을 교묘히 가장하는 술수와 폭력이 살아있는 것을 여실히 보았다. 이번 선거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나는 이명박과 한통속이다.” 이제 보았으니 여기에 끄달려 놀아날 일이 없겠다. 언제인가 최종진 시인이 ‘대통령’이라는 시 한 편을 보냈다.
큰 머슴 하나 뽑는다
몸은 튼튼한가
마음은 바른가
마을 사람들 모여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통 매달고
시골 사는 시인 친구 찾아가는 대통령
이런 꿈을 노래한 시인이 있었다
* 김민해: 드림더불어교회, 목사, <풍경소리> 편집인.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 http://cafe.daum.net/cchereandnow 김민해 2007-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