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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4-29 02:08
아름다운 금강길을 순례단과 함께 걸었습니다.
 글쓴이 : 달빛효…
조회 : 1,748  



여강을 만난 이후, 또 다른 설레임으로 금강을 만나러 갔습니다.
생명평화 순례단을 알게 되었고, 순례단의 활동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마음먹고 나서
늘 순례단의 소식을 읽고 또 퍼뜨려 왔지만 직접 그 자리에 참여해보는 것은
76일째 순례의 현장이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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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총괄팀장이신 이원규시인의 진행아래 출발전, 오늘 구간순례에 새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전순례를 마친 후에는 정토회에서 준비하는 불교행사가 이어지게 될 예정입니다.
오늘의 구간순례에는 불교의 수행공동체 정토회의 수행법사이신 법륜스님도 함께하셨습니다.
그런데 저와 기둥을 마주보고 정면에 계셔서...법륜스님의 모습은 아침부터 가까이 담지 못했네요;;
법륜스님의 말씀을 간단히 듣고, 2분간 묵상을 함께 한 후 우리는 금강과 함께 걷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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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날씨는 안개가 낀데다 춥기까지 했지만, 순례길에 처음 오르는 저로서는 마냥 설레고 두근거렸습니다.
어쩌면 소식을 전해듣기만 하다가 직접 참여하게 되니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바람은 차고 세게 불지만, 덕분에 오늘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깃발은 힘차게 나부낍니다.
공기가 촉촉해서 그런지, 오늘따라 깃발의 연두색은 더 예뻐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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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산, 강, 땅...


오늘 풍경은 정말 촉촉합니다.
아침부터 짙게 낀 안개로 인해 사진은 쨍-하게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은 공기는 순례길 내내 목이 마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촉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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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은 늘 있는 그대로 아름답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강자갈을 채취해 '골재'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현실...
수많은 강자갈이 채취되어 정돈된 모습을 보고 어쩐지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운하로 인해 많은 골재를 채취해 그것을 팔아 운하 건설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필요이상의 많은 골재들로 인해 오히려 골재값은 헐값이 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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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름다운 모래톱을 바라보는 시선.
'모래톱' 과 '골재'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시선.
그러나 골재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골재를 채취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골재를 얻은 이들은, 자연에게 얻은 고마움을 갚을 생각은 해본 적이 있을까요?
자연은 인간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았는데, 우리는 자연에게 무엇을 해주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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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의 환영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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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쉴 때도 쉴 틈 없는 지원팀


한참을 걷다 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금강운하백지화 국민행동에서 참석하신 분의 금강에 대한 소개와 환영의 말씀을 들으면서
도로변에 있는 무덤가에 앉은 우리들은 순례단께 길안내를 부탁하는 것도 모자라
노래까지 불러달라고 떼를 씁니다..^^;
김민해 목사님의 노래를 두곡이나 듣고도 우리는 문정현 신부님의 노래까지 청해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노래를 청해 들으며 쉬는 와중에도 순례단을 지원하고 홍보하는 분들은
지도를 보랴 전화를 하랴 다음 길을 신경쓰랴 한시도 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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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완연해지자 사방에는 철쭉과 영산홍이 흐드러지게, 눈이 아리도록 피어있었지만
막상 순례길에 우리를 가까이 반겨주는 꽃들은 이 작고 소박한 꽃들입니다.
오늘따라 풀 한포기, 꽃 한송이도 너무나 반갑고 소중합니다.
이 마음... 걷지 않았다면 생길 수 있었을까요? 직접 보고, 만나는 것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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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통.


순례단의 구간순례에는 간단한 수칙이 있습니다.

1. 순례 중 이동은 한줄로 한다.
2. 말을 삼가하며 자기성찰(기도,수행)의 기회로 삼는다.
3. 마주 오는 차량에 손을 흔들어 환영한다.
4. 항상 차량에 주의집중 한다.
5. 개인 간격은 2m 이상 벌리지 않는다.

마주 오는 차량에 손을 흔들어 환영하는 것을 직접 해보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열심히 손을 흔들다 보면, 대다수의 운전자들이나 동승자들이 손을 흔들어 화답해주고
경적을 살짝 눌러 대답해주기도 했습니다(트럭운전하시는 분들이 그럴땐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지만요^^;;;)
그저 스쳐지나가는 길 위의 마주침일지라도, 손을 흔들어 서로 인사하는 마음을 나누는 것은
마치 얼굴도 모르는 채 서로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인터넷상의 소통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손을 흔들었는데 묵묵히 핸들만 잡고 있는 경우, 마치 무플의 서운함을 느끼듯이 말이죠^^;
그래도 대부분의 지나시는 분들이 손을 흔들어 화답해주셔서, 정말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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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강으로 들어가는 작은 실개천을 보았을 때의 마음은 또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 더러운 물과 버려진 타이어, 새것이지만 쓰이지도 못한 채 떠밀려온 스티로폼...
우리 강을 깨끗하고 맑게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려면, 먼저 강의 근원부터 마지막 바다로 가는 길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실개천, 우리 고장의 작은 하천부터...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듭니다.
작년, 겨울에 보았던 안성천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관련글 : 2007/11/30 - 생명을 담고 흐르는 역사책, 냇가를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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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강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다가, 드디어 탁 트인 강이 보이는 길로 나왔습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지고 넓어지는 듯한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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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강, 모래톱과 습지. 정말 아름다운 금강이네요...
걸으며 그냥 마구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면서 눈으로는 넓고 크고 여유로운 강의 흐름을 만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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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넉넉한 강의 흐름을 낚시로 즐기는 분들도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상당히 강으로 들어갔는데도... 강이 정말 깊지 않아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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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얘기하고 나중에 더 얘기하겠지만 금강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햇빛에 반짝이는 금모래와 물빛이 없어도, 흐리고 촉촉한 공기 안에서 금강은 더 푸르러보였습니다.
넓은 모래톱과 습지에서 느껴지는 금강의 풍요로움이 그냥 눈으로도 느껴집니다.
저 안에 깃들어 살 수많은 생명의 발자국들이 궁금해질 지경입니다..^^(전 역시 발자국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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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중간에 버스를 타고 오셔서 합류하신 화계사 합창단과
수경스님, 지관스님, 문정현 신부님이 기념촬영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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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화계사 국제선원에서 수행하시는 폴란드에서 오신 비구니 스님을 만났습니다.
지난 순례단의 하루소식에서 얼굴을 뵈었는데, 실물로 만나뵈니 더 반가웠습니다.
한국말을 아주 잘 하셔서, 제가 굳이 힘들게 영어를 쓰지 않아도 대화가 조금 되었습니다..^^
갑자기 날리신 V를 제가 얼른 캐치했습니다..ㅎㅎ 우연이었는데 뜻밖의 작품...
순수하고 맑은 미소가 인상적인 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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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바라다보이는 탁 트인 언덕에서는 김민해 목사님과 연관스님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순례길에 오른 이후 대화가 너무 잘 통하셔서 늘 붙어다니신다는 두분의 대화하시는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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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나는 길에 강변 습지 위에 잔디를 키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잔디는 농작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계실겁니다.
또한 키우는데 다량의 농약이 살포되는, 그야말로 '농약에 절인' 식물이나 다름없다는 사실도요.
그런데 이 잔디는 '농작물'로 허가가 나서 농작물밖에 키울 수 없는 강변습지에 밭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시며 한숨을 쉬시던 여주환경운동연합의 이항진 위원장님이 생각납니다.
엄연히 농작물이 아닌 잔디, 일반 농작물보다 더 독한 농약을 다량 투여하는 잔디농업이
'농작물'로 분류되어 허가가 난 채 강변에서 재배되는건 그 물이 그대로 강으로 흐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잔디를 재배하는 사람들은 잔디를 키우는 데 필요한 다량의 물을 수도세를 물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강에서 양수를 이용해 퍼다 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강변에서 잔디재배를 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런 잔디가... 어.쩌.다.가.... '농작물'로 허가가 나게 된 것일까요. 그 배경이 정말 궁금할 따름입니다.
잔디는 그저, 누군가의 마당이나 골프장에 팔려나가는...먹을 수 있는 '농작물'이 아닌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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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오전순례가 끝나고 정토회가 주최하는 천도재 행사가 마련되고 있는 곰나루 솔밭에 도착했습니다.
솔밭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전국의 정토회에서 나오셔서 양쪽으로 줄을 길게 서서
환영의 박수와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로 이어지는 인사들은 처음보는 이들의 얼굴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마법같은 효과를 냈습니다.
저도 모르게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그 긴 행렬을 통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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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이 끝나는 부분에, 금강 모래톱 위에 마련된 천도재 행사마당이 보입니다.
흰색의 긴 광목천을 길게 길게 깔아 돗자리가 없는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준 센스까지...
부지런히 행사를 준비하신 분들의 노고가 느껴지는데다, 그 준비성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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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은 금강의 모래톱 위에 둥그렇게 모여 오전순례를 마치는 기도와 묵상을 함께 한 후,
오전순례를 해산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너무나 흔하게 쓰는 말이지만, 이 말의 참 의미를 몸소 체험하는 일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제겐 운하문제도 그랬었습니다.
여주에서 여강을 거닐어보기 전만 해도, 제게 있어 운하문제는
상대방의 논리의 허점을 캐고 '운하반대'논리를 확고히 하는 방식 밖에는
달리 운하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했습니다.
식수원이기도 하고, 자연의 순환구조에 큰 역할을 차지하고, 생태계에서 크게 중요한 요소...
그런 의미에서 강을 바라보며 관념적으로, 논리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해왔을지도 모릅니다.

그 논리는 분명 맞는 것입니다.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잃어서는 안될 가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강을 걸으며, 또 76일째의 금강을 걸으며
제게는 새로이 '강'이라는 존재가 제 개인에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걷고, 내가 그 강바람을 맞으며 직접 느낀 그 강은... 백가지 말을 뛰어넘어
그저 하나의 의미로 다가와버리더군요.
누구에게나 잃고싶지 않은 추억이 있듯이 제게 그 '강'은 잃고싶지 않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말하기 좋아하고 글쓰기 좋아한다는 저로서도
뭐라 표현하기 힘든...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소중한 하루를 제게 준 76일째의 금강과, 그 길을 이끌어주신 순례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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