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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2-26 00:58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강은 경부운하만 못할까요
 글쓴이 : 김이수
조회 : 3,189  

경부운하를 계획하는 정부관계자들께


저는 팔당댐 주변에 사는 주민입니다.
창밖으로 강이 보이는 이곳은 우리부부가 아이들을 위해 흙과 물과 바람을 들려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입니다. 이곳에서의 7년 우리가 사는 이 곳의 자연은 참 아름답지만 우리의 자연과의 소통 방식은 그리 아름답지 못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강곁에 살지만 실상 강물에 손 한번 담가보지 못합니다.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이고 수영 낚시 그밖의 모든 행위들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에 창고하나 세우는 일도 정식으로 허가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심한 곳은 문하나 고쳤다가 벌금을 물게 되기도 하는 심한 규제의 땅입니다.

게다가 댐으로 인해 물이 갇혀 안개와 습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곳에 이사온 첫해엔 강변에서 10킬로는 멀리 있는 곳에 살았지만 여름이 지나 옷장에서 곰팡이 시퍼렇게 핀 옷들을 버려야 했고 자연이 좋아 강변까지 아토피를 고쳐보려고 왔다가 너무 습해 기관지가 안좋아져 다시 이사를 생각하는 아이 엄마들을 만나곤 합니다. 심한 안개로 인해 교통사고도 많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강 곁에 살지만 실상 강과 단절되고 분리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지금의 강은 생명의 강이기 보다 댐으로 강은 갇혀있고 사람은 규제로 막혀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강을 미래의 자원으로 보고 거금을 투자할 용의가 있다는 말씀은 제게 참 반갑습니다. 그리고 선진화된 우리나라에 대한 꿈을 지니고 계심도 참 반갑습니다.

선진화된 강의 미래와 비젼을 꿈꾸는 분들께 저는 감히 묻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강은 경부운하만 못할까요
정부가 과감하게 자원을 투자해 강으로 들어오는 오폐수를 친환경적으로 정화시키고 이젠 홍수기능도 제대로 못하는 댐들을 풀어 강을 흐르게 하고 물고기들을 자유롭게 풀어주신다면 강은 스스로 춤추듯 정화되어 생태계를 아우르는 행복한 강으로 우리에게 보석같은 관광 자원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강을 끼고 도는 자전거길은 어떻습니까.
삼천리의 물길을 따라 강과 사람이 소통하게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세상의 어느 강이 가장 아름다운지 알지 못하지만 태안반도를 닦아내는 국민들의 정성어린 마음과 정부의 과감한 투자라면 우리의 강도 다시 한번 호흡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굳이 물자 수송에만 강의 미래를 두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세상에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강을 곁에 둔 사람들로 가장 주목받는 선진국민이 되지 않겠습니까.


감히 저는 제가 꿈꾸는 미래의 강을 보고 있습니다.
강이 푸르게 다시 흐르고 사람이 강과 다시 만나게 되길 희망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강에서 아름다워지고 산에서 마음이 더 깊어져
자신의 고향에서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는 물자 수송선이 아니라
강변에서 춤추고 물고기를 잡으며 헤엄치고
흐르는 강과 벗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길 희망합니다.


이곳에 이사온지 7년
자연과 사람은 함께 살아야만 서로를 도울 수 있음을 자연으로부터 배웁니다.
이 희망을 가슴에 품고 오늘 생명의 강을 모시며 걷겠습니다.
경부운하로 책정된 예산이 있다면 이를 행복한 강을 위해 투자해 주시길 간절히 청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여름이 되면 웃옷을 훌훌 벗고 친구들과 산에서 깍은 낚시대를 가지고 이 길을 우르르 뛰어내려가 운동장을 건너 강변에서 펄떡이는 고기를 낚아 들고 들어오는 상상을 합니다. 상상만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요.
행복한 자연에서 행복한 사람들이 자라는 꿈을 꿉니다.


비록 지금은 철책선으로 사람도 강과 대치하고 있고 강은 콘크리트 철근 댐에 막혀 갇혀있는 오늘이긴 합니다만 미래가 행복하게 열리는 새로운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며 걸어가겠습니다.

사람도 자연입니다. 자연이 살아야 사람도 살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남종면에사는 미르, 보리 별마로 엄마 김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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